231101-30_200일 촬영, 걷기 연습 시작
흑석동으로의 이사를 완료하면서 인천 장모님댁에서의 생활을 마무리 했다. 아직 집 정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소이를 보면서 생활하다 보니 가구 배치라던가 물품들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 그냥 살았다. 사실 핑계다. 부지런 했으면 얼마든지 싹 정리해놓고 살았을텐데 게을러서 그랬을거다.
이 시기는 내가 기존에 근무하던 곳에서 권고사직 통보를 받고 바쁘게 취준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장모님께서 소이를 봐주시고 낮엔 집 근처 카페로 출근해서 이력서 작성과 면접 준비를 했었다. 다행히 좋은 곳으로 취직하게 되어 2024년 1월부터는 출근하기로 했다.
집에서 이유식 먹이다가 새로 산 모자가 너무 귀여울 것 같아서 씌우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 모자는 이때 사진 찍은 이후로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밖에 나갈 때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ㅎㅎ
200일 촬영을 하러 용산에 있는 스튜디오로 방문했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인가 5번 정도 갔던 곳인데 스튜디오 이름도 잊어버렸다. 이전 포스팅에 작성 해놓았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길.. ㅎ 사진은 내 얼굴이 요상하게 나오긴 했지만 소이가 예쁘게 나왔으니 상관없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컨셉이 있었다. 찜질방 컨셉이 제일 마지막인데 사진을 고르다 보니 순서가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제일 먼저 등록했다.
소이는 낯가림이 심했다. 지금이야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낯선 사람이 다가오거나 말을 걸면 바로 울음이 터졌다. 촬영할 때도 50일, 100일, 돌, 200일 모두 낯가림 때문에 웃는 모습을 담기가 힘들었다. 집에서는 소리도 지르고 많이 웃었는데 밖에만 나오면 얼었다. 최근에는 주말 마다 문화센터에 가고 애기가 있는 친구 집을 방문하거나 우리집으로 초대하면서 보내고 있다. 소이가 크면서 나아진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울지 않게 되었고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날 촬영할 때도 소이가 좀처럼 웃지 않아서 촬영 보조해주시는 분이 부채로 바람을 불면서 웃게 해주셨다. 살짝 미소짓게 되긴 했지만 억지웃음으로 보였고 계속 바람을 맞으면서 소이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랬다. 바람을 쎄게 하거나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하자고 하려 했는데 그 전에 끝났다.
드레스 컨셉이다. 소이가 머리가 많이 자라지도 않았고 분유와 이유식을 너무 잘먹어 주어서인지 볼과 팔, 다리, 온몸이 살로 퉁퉁해서 잘 어울리는것 같진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아라서 이 컨셉은 꼭 하는 것 같았다. 내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이뻐보였다. 나중에 소이가 커서 이 사진을 보게 된다면 많이 웃을 것 같다.
거실에 매트를 두 개 붙혀놓고 그 공간을 감쌀 수 있는 가드를 설치해놓았다. 집 전체나 일부분에 매트를 시공하는 집들도 있지만 매트 시공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매트와 바닥 사이에 곰팡이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까는 매트로 했다. 사실 영끌하면서 이사하게 된 것이다 보니 매트시공할 여유가 없기도 했다.
이걸 잘했다고 생각하게된게 매트를 감싸놓은 가드 덕분에 걸음마 연습을 더 잘하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야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걷기도 하겠지만 소이는 몸무게가 나가는 편이라 그런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친구의 딸 보다 일어나는게 늦었다. 그래서 가드를 잡고 일어나게 되었을 때 잡은 상태에서 옆으로 걷는 연습을 많이 시켰다. 소이가 좋아하는 장난감들을 옆에다 놓거나 반대쪽 가드에 옮겨놓고 옆으로 걸어오면서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소이는 내가 하는 걸 잘 따라주었다. 아이들마다 기질 차이가 있어서 연습을 시킨다 한들 그 자리에 그냥 주저 앉거나 쳐다보지도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을텐데 한발 한발 옮기면서 와주었다. 한번 하기 시작하니 일어나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보더라도 점점 더 늘어나는게 보였다.
장모님께서 주말 사이에 바람을 불면 삐~ 소리가 나면서 앞으로 나오는 장난감을 사오셨다. 나도 어렸을 때 놀이공원 같은 곳에 놀러가면 보이던 것이라 부모님께 사달라고 떼쓰고 그랬던 것 같다. 소이는 처음에 삐 소리 때문에 놀라긴 했지만 앞으로 길게 나왔다가 다시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웃었다. 잠깐 사이에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는게 너무 귀여워서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이유식은 맞벌이다 보니 정기적으로 만들어서 오는것으로 먹이고 있다.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었고 맛있거나 기분이 좋으면 춤도 춰주었다. ㅎㅎ 제발 앞으로도 이렇게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컷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