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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230401_본격적인 육아 시작

by hyeongjin's_life 2024. 9. 2.

 출산, 조리원, 산후도우미 서비스가 끝나고 집에서 하는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었다. 와이프는 6월까지 출산휴가라 하루종일 애기와 같이 있고 나는 평일엔 출근하고 저녁에 애기를 보기로 했다. 2~3시간 간격으로 분유, 트름, 재우기, 설거지 및 정리 등을 무한반복 해야 하고 밤에도 예외가 없었다. 수시로 울다 보니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게 생겼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죽했으면 자식교육으로 유명한 드라마 SKY캐슬 에서도 자식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라는 것이 명대사로 남았을까.

 

아, 우리는 모유수유를 처음만 하고 하지 않았다. 모유가 좋다는 것은 많이 들었지만 유축기부터 미리 준비해놓는것, 아기가 잘 먹지 않는 것, 잘 나오지 않는 경우 등등을 감안했을 때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와이프도 동의했고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아서 조리원에서부터 단유 했다.

산후도우미 선생님께서 아기 씻기는 방법을 잘 알려주셔서 매일 저녁에 아기욕조에 물을 받아 씻겨주었다. 물 온도가 중요하다 보니 애기가 놀라지 않게 36~38도 사이 정도로 물 온도를 맞췄다. 머리만 아기용 비누를 사용하고 얼굴과 몸은 물로만 닦았다. 한 욕조에서 머리감기면서 나온 비눗물로 씻기고 다른 욕조로 옮겨 한번 더 행구는 방식으로 했다.

(산후 도우미와 서울 관악구의 조리원은 이전글을 참고해주세요.)

울고불고 한바탕 하다가 곤히 잠들었을 때 사진 한장 찍었다. 와이프도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옆에서 같이 지켜보았다. 나는 평일 낮엔 출근하느라 나가있었지만 와이프는 하루종일 애기를 돌보면서 울기 시작하면 어디가 불편한건 아닌지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엄청 피곤했을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나의 부모님께서는 산부인과, 조리원에도 오시지 못했고 집에 온 다음에도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오셔서 손녀를 처음 보셨다. 오시기 전에 부모님 모두 백일해 주사 접종을 말씀드리면서 접종비용을 보내드렸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다 접종해주셨다. 제일 신경쓰이는 부분이 아이로 바뀌다 보니 이런 소통을 해야할 때 마다 부모님과 신경전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가 거의 30~40년 전이다 보니 그때와 지금은 다른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설명드렸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재작년에 누나의 아이가 먼저 태어나면서 부모님이 이미 경험을 해보신게 있다 보니 나는 좀 설명드리기 수월했던 것 같다. 누나는 아마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소이는 등센서가 아주 잘 작동했다. 예외가 없었다. 트름시키고 잠들면 눕혀주는데 그게 그렇게 불편했나보다. 안고 있는 상태에서 재우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울어도 좀 더 지켜보면서 적응하게 만들고 혼자서도 잠들게 하는 연습을 했어야 하는데 이걸 잘 하지 못했다. 머리는 알고 있지만 애기가 울다가 토하거나 목이 쉬는 경우도 있어서 5분, 10분 정도만 하고 그래도 안되면 안아서 재웠다. 당시에도 체력이 딸려 몸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잘 버틴 것 같다.

태어나고 첫 외출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사진촬영하러 가는날 이었던 것 같다.이 날 소이는 처음으로 카시트에 앉아봤다.

아직 혼자서 앉아있질 못하다 보니 인형에 기대어 앉혔다. 얼굴을 감싸놓아서 그런건지.. 집에서 볼 때 보다 볼이 더 빵빵해보였다. 얼굴 살 때문에 눈도 뜨기 힘들어지고 입도 오그라든 것 같다. 모유수유를 안하고 바로 분유를 먹었는데 다행히 잘 먹었고 이정도로 살이 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학당 컨셉으로 책 들고 찍는 사진도 있었다. 사진은 용산에 있는 아이민스튜디오에 가서 촬영했다. 50일, 100일, 200일, 돌, 2세 이후까지 각 시기별로 묶어서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고 각 시기마다 입을 옷과 촬영 컨셉이 다양하게 있었다. 아기를 케어할 거즈수건, 기저귀, 패드, 분유 등만 챙겨가고 사진 촬영에 필요한 것은 전부 촬영장에서 제공해준다. 촬영 컨셉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담당 작가분이 오셔서 아이패드로 컨셉을 설명해주고 의상과 모자, 머리띠 등 소품들도 보여주셔서 우리가 원하는걸 골라서 진행했다.

 

40일 전후로 터미타임을 시작했다. 처음엔 목에 근육이 없어서 안을 때도 목을 받쳐주어야 한다. 이때쯤이 목에 근육이 생기면서 머리를 가누게 되는 시점이다 보니 집에서 있을 때 수시로 했다. 분유 먹고 충분히 소화가 된 다음에 하는게 좋다. 소화가 충분히 안되면 터미타임 하는 와중에 분유를 토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기가 터미타임 하는 동안 목에 힘을 유지하면서 계속 볼 수 있는 것을 앞에 놔주면 좋은 것 같다. 우리는 꼬꼬 라고 부르는데 닭모양에 음악과 꼬꼬댁 소리가 나오면서 사방으로 움직여주는 장난감을 사용했다. 나중에 다른 집에 가보니 국민템이라 불릴만큼 어디든 다 있더라.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장난감 이름은 꼬꼬맘 이다. 아기가 좋아해서 터미타임할 때 말고도 기저귀 갈때나 씻고나와서 로션바를때 등등 잘 사용 했다.

4월 동안 찍은 사진을 구글포토에서 모아주었다. 볼이 터질 듯 하고 팔다리가 소세지다. 나중에 다 키로 가는거라 해서 크게 걱정은 안했다. 

 

소이는 50일이 지나도 잠을 길게 자질 못했다. 낮잠을 재울때도 30~40분 지나면 울었다. 평일엔 출근을 해야했기에 밤 시간엔 새벽 2시를 기준으로 와이프와 교대근무했다. 내가 새벽 2시부터 출근 전까지 아기와 같이 자면서 먹이고 트름시키고 재우고 했다. 이래서 출산 계획이 있는 커플들은 하루라도 빨리 결혼해서 애기를 갖는게 좋다고 하는 것 같다. 나도 경험을 해보니 주변 동생들이나 직장후배, 아직 출산하지 않은 부부, 커플들을 보면 같은 얘기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