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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231001-31_장모님댁에서의 육아생활

by hyeongjin's_life 2024. 10. 8.

 봉천동에서 흑석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장모님댁에서 약 45일간 머물게 되었다. 이사 시기를 잘 맞췄으면 좋았겠지만 현재 집을 먼저 비워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앞선 글에서도 간략히 얘기했듯,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있는데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풀어봐야겠다.

 

장모님댁은 인천 주안이다. 약 3년 전에 대단지 분양이 있었고 내가 평수와 타입을 찍어드렸다. A 판상형을 선호하셨지만 경쟁률이 높을 것 같아 타워형으로 추천해드렸고 장모님께서 내 의견을 잘 수용해주셔서 무난히 당첨될 수 있었다. 준공까지 기다린 끝에 잘 입주하셔서 살고 계셨다.

 

사실, 새집이라도 나와 와이프, 애기까지 세 식구가 더 들어와 사는 것은 부담이 많이 되셨을거다. 그래도 소이를 봐주시면서 평일은 우리집에서 같이 생활하시고 우리 사정을 잘 알고 계셔서인지 흔쾌히 오라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확실히 대단지 아파트이고 평지이다 보니 유모차 끌고 산책하기가 좋았다. 단지 안에 조경도 잘 되어 있어서 볼거리도 많았다. 아직은 소이가 어려서 봐도 잘 모를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봉천동과 비교해보면 거주하기에는 더 좋은 조건이었다. 다만 와이프도 나도 강남으로 출퇴근 해야 해서 그건 좀 힘들었다...

 

어라운드위고는 와이프의 사촌 언니가 선물해주셨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받았는데 이때 제대로 사용한 것 같다. 소이가 의자에 앉아서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다리에 근육도 많이 생기고 걷기 연습이 어느정도 된 것 같다. 아직 모르겠지만 둘째가 생긴다면 어라운드위고는 꼭 사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집에 잘 모셔놓고 있다. ㅎ

 

소이는 할머니를 무척 잘 따랏다. 아빠와 엄마 보다도 사랑으로 키워주시는 것을 알아보는 것 같다. 떼를 써도 다 받아주시는데 아직 어려서 말도 못하고 하지만 나는 이때도 떼를 쓰고 울면 바로 달래주지 않았다. 이때부터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말하기 시작했을 때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19개월차인 지금도 말을 하진 못하지만 나는 떼쓸 땐 울어도 바로 달래주지 않는다. 

와이프는 말도 못하는 아기가 울면서 불편한걸 표현하는건데 그걸 왜 바로 달래주지 않냐고 뭐라 한 적도 있지만 요즘은 와이프도 내가 하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을 해주는 것 같다.(어쩔 땐 와이프가 더 무섭게 혼낸다.)

 

밥을 맛있게 먹고 할머니 품에서 꺼억~ 하며 소화시키고 있다.

 

소이는 아직까지도 먹는걸로 속썩이지 않아서 너무 감사하다. 16개월쯤 유난히 이유식을 잘 안먹는 시기가 있긴 했는데 그때 잠깐 뿐이었고 분유 먹는 것 부터 밥, 반찬, 우유 등 크게 문제된 적없이 잘 먹어주었다.

 

빨대컵도 잘 사용했다. 빨대로 빨아서 먹는걸 잘 하지 못하는 아기들도 있다고 했다. 싫어해서인지 빨아들이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이는 빨대컵 처음 사용할 때 앞에서 와이프랑 나랑 같이 시범을 몇번 보여줬더니 곧잘 했다. 똑똑한 것 같다. 

 

물 마시는 것도 좋아해서 가끔은 컵에 물을 다 먹고 짜증스런 떼를 쓸 때도 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범보의자에 태워 돌아다니는데 살짝 졸렸는지 눈이 풀렸다. 이런 모습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아마 이때쯤 부터 지금의 얼굴이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 처음 먹었던 분유가 살이 많이 찌는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마른 아기들은 일부로 일동후디스 트루맘 뉴클래스 분유를 먹이려 한다고 하는데 분유가 또 잘 맞지 않으면 먹다가 뱉거나 토하는 아기들도 있다고 들었다. 소이는 처음부터 한 분유만 계속 먹었는데 잘 먹어주어서 중간에 바꿔야 하는 등 고민할 일이 없었다.

 

 

와이프가 저녁 약속이 있던 날 장모님께서 오로지 나를 위해 스테이크를 만들어주셨다.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고 했던가.어느 식당에서 먹는 것 보다 더 맛있었다.